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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 의혹에서 ‘증거 삭제’ 정황까지…전 청주시의원 최영중 사건이 남긴 세 가지 질문

2026-07-31 17:02 | 입력 : 장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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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인멸·도주 우려” 구속영장 발부
피해 아동 부모 고소 뒤 강제수사까지 약 5개월…지방선거 출마·당선
개인의 일탈 넘어 수사기관·정당 공천·아동 보호체계 전반 검증해야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와 성착취물 제작 등의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이 구속됐다. 청주지법은 지난 30일 최 전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법원이 도주 우려도 함께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속은 유죄 확정이 아니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절차다. 최종적인 범죄 성립 여부는 향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서 가려져야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을 넘어선다. 경찰은 최 전 의원이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중학생에게 접근해 2024년 10월부터 약 1년 동안 차량과 숙박업소 등에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하고 현금이나 선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나체 사진을 촬영해 보내도록 요구하고, 다른 친구나 언니를 데려오면 돈을 더 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는 혐의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만남’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진행된 성착취 의혹

수사기관이 들여다봐야 할 핵심은 각각의 행위가 우발적이거나 단절된 사건인지, 아니면 온라인 접근부터 금품 제공, 성적 요구와 다른 아동에 대한 연결 요구로 이어진 구조적 성착취였는지다.  보도된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사건의 흐름은 전형적인 온라인 그루밍 양상과 유사하다. 채팅 앱에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하고, 담배나 금품 등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서 관계를 형성한 뒤, 성적 대화와 사진 요구, 오프라인 만남으로 행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특히 피해 아동에게 다른 친구를 데려오도록 제안했다는 의혹은 사건의 중대성을 키운다. 이는 한 명을 상대로 한 성매수 여부를 넘어 피해 아동을 매개로 또 다른 아동에게 접근하려 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대목이다. 경찰이 최 전 의원의 금융거래와 통신 내역 등을 분석하며 추가 피해자와 여죄 여부를 추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향후 수사의 최대 쟁점

최 전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상대방이 미성년자인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의 인식 여부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 등의 성립을 판단하는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 학생이 교복의 일종인 생활복을 입고 최 전 의원을 만난 사실과 학교 인근에서 만난 정황 등을 확보한 것으로 보도됐다. 장기간 연락을 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만남의 장소, 피해자가 나이와 학교생활을 언급했는지 등도 최 전 의원이 실제 나이를 알고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주요 증거가 될 전망이다.
형법 제305조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상대방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강간·강제추행죄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 판례도 피해자의 실제 나이뿐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어느 연령대로 인식했는지를 구체적인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법적 책임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대화 기록과 사진, 통화 내역, 이동 동선, 금품 전달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종합해 최 전 의원이 피해자의 나이를 알았거나 적어도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법원이 주목한 ‘증거인멸 우려’

이번 구속영장 발부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증거인멸 우려다. 국민일보는 최 전 의원이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자진 제출한 사설 포렌식 자료에서 일부 내용을 삭제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최 전 의원이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피해 아동에게 직접 연락해 증거 자료를 삭제하도록 여러 차례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은 아직 법정에서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법원이 증거인멸 가능성을 구속 사유로 판단한 배경과 연결되는 중요한 수사 대목이다.
피의자가 피해 아동에게 연락해 자료 삭제나 진술 변경을 요구했다면 문제는 단순한 디지털 증거 훼손에 그치지 않는다. 피해자가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진술을 번복하거나 수사 협조를 포기할 가능성까지 발생한다. 수사기관은 삭제된 자료의 복구뿐 아니라 피해 아동에게 회유·협박 또는 추가적인 정서적 피해가 있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고소 뒤 약 5개월…왜 지방선거가 끝난 뒤 강제수사했나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은 수사 지연 논란이다. 피해 아동 부모가 지난 2월 말 대전지역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사건이 3월 말 관할 경찰서로 넘겨졌지만, 최 전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7월 15일에야 이뤄진 것으로 보도됐다. 고소 접수 이후 핵심 디지털 증거 확보까지 약 4∼5개월이 걸린 셈이다. 그사이 최 전 의원은 6·3 지방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7월 1일 시의원 임기를 시작했다. 경찰이 의원실과 주거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취임 뒤였으며, 최 전 의원은 강제수사 다음 날인 7월 16일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취임 15일 만의 사퇴였다.
경찰은 최 전 의원이 변호인 선임 등을 이유로 출석 일정을 미뤘고 휴대전화 제출에 응하지 않았던 사정 등을 고려했을 수 있다. 그러나 아동 성착취물은 삭제와 복제가 쉽고 피해 아동에 대한 회유 가능성이 큰 범죄다. 피의자가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하기를 장기간 기다리는 방식이 적절했는지, 초기에 압수수색과 통신·금융자료 확보가 필요하지 않았는지는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수사가 정상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됐다면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중대한 형사사건 연루 가능성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다만 수사기관이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사를 늦췄다는 주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이 아니므로, 정치적 의혹과 수사상 과실을 구분해 조사해야 한다.

정당의 제명으로 공천 책임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사건이 알려진 뒤 긴급 윤리위원회를 열어 최 전 의원의 제명을 의결했고, 7월 20일 운영위원회에서 제명을 최종 처리했다. 그러나 사후 제명만으로 공천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당은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의 범죄 경력과 도덕성, 사회적 책임을 검증할 의무가 있다. 물론 수사 중인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면 정당이 이를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최 전 의원이 고소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공천을 신청했는지, 당에 관련 내용을 알렸는지, 정당이 후보자에게 수사·고소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운영했는지는 공개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 이후 최 전 의원을 공천했던 지역 당협 책임자가 사퇴하는 등 정치적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정당은 단순히 “당사자가 숨겨서 몰랐다”는 해명에 머물지 말고, 중대 성범죄 관련 고소·수사 사실에 대한 후보자 자진신고와 허위신고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혐의 인정되면 무거운 처벌 가능

최 전 의원에게 보도된 혐의가 모두 적용되고 법원에서 인정될 경우 법적 책임은 상당히 무거울 수 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대화를 지속하거나 성적 행위를 권유하는 행위 역시 별도의 처벌 대상이다. 다만 수사기관이 적용한 혐의가 그대로 기소되거나 유죄로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진을 요구한 행위가 법률상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하는지, 실제 제작으로 이어졌는지, 최 전 의원이 피해자의 나이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등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각각 심리돼야 한다.

피해 아동 보호가 사건 보도보다 앞서야

이번 사건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대상은 정치인도, 정당도, 수사기관도 아닌 피해 아동이다. 피해자의 학교, 거주지역, 가족관계와 채팅 내용이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공개될 경우 주변 사람들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다.
언론과 정치권은 피의자의 혐의와 공적 책임을 검증하되 피해자의 행동을 평가하거나 “왜 만났느냐”, “왜 돈을 받았느냐”고 묻는 방식의 2차 가해를 경계해야 한다. 아동·청소년은 성인이 제공하는 금품이나 담배, 심리적 친밀감 등을 이용한 통제와 착취에 취약하다. 사건을 성인 간의 통상적인 ‘조건만남’과 같은 언어로 묘사해서도 안 된다.
수사기관 역시 피해자의 진술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기보다 전문조사관과 상담 인력을 투입하고, 법률·의료·심리 지원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삭제된 성착취물이 다른 기기나 온라인 공간으로 유포됐는지도 신속하게 확인해 추가 피해를 차단해야 한다.

개인의 범죄 의혹을 넘어 제도의 실패를 조사해야

최영중 사건은 한 전직 지방의원의 추락으로만 정리할 사안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아동에게 접근하는 행위를 초기에 차단하지 못한 보호체계, 피해자 부모의 고소 이후 수개월이 걸린 수사, 중대한 형사사건 연루 가능성을 알지 못한 채 진행된 정당 공천과 지방선거가 한 사건 안에 겹쳐 있다.
향후 수사는 세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첫째, 최 전 의원에게 적용된 성매수·성착취물 제작 혐의를 객관적인 디지털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둘째, 추가 피해자와 성착취물의 제작·전송·보관 여부를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고소 접수부터 압수수색까지 수개월이 소요된 과정과 통신·압수수색 영장 처리 과정이 적절했는지 감찰이나 독립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정치권도 상대 정당 공격에만 사건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당에서든 후보자가 중대한 범죄 수사를 숨기고 출마할 수 있는 구조라면 같은 사건은 반복될 수 있다. 정당 공천제도와 수사기관의 아동 성범죄 대응, 피해자 보호체계를 동시에 고치는 것이 이번 사건에서 사회가 끌어내야 할 최소한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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