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민심은 정확했다. 10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함평군수 경선 결과, 현직인 이상익 군수가 도전자 이남오 후보에게 패배하며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했던 이 군수의 낙마는 지역 정치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한목소리로 말할 것이다. 오늘 이 사태의 복선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고 말이다.
거울을 깬다고 얼굴이 바뀌지는 않는다
불과 얼마 전, 한국정책연구원이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이 군수 측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였다. 본인에게 유리한 수치가 나왔음에도, 도전자와의 격차가 좁혀졌다는 사실만으로 ‘가짜 여론조사’라는 딱지를 붙여 보도자료를 뿌린 것이다.
여론조사는 중앙여심위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안심번호를 부여받고, 설문지 심사까지 마친 뒤 진행되는 과학적 절차다. 법률적 무지인지, 아니면 급격히 좁혀진 격차에 대한 공포였는지 알 수 없으나, 이 군수 측은 시스템을 부정하며 민심의 경고등을 무시했다. 객관적인 수치를 ‘허위 사실’로 매도하며 민심을 흐렸던 것은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사실을 외면하고 싶었던 이 군수 본인이 아니었는지 되묻고 싶다.
‘가짜’라고 외치던 여론조사가 현실이 되다
이 군수 측이 ‘가짜’라고 폄하했던 그 여론조사 수치들은 오늘 경선 결과로 그 정당성이 입증되었다. 좁혀진 격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변화를 열망하는 함평군민의 준엄한 목소리였다. 정확한 민심을 알리기 위해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했던 언론사의 노력은 ‘공정한 선거 방해’가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이정표’였음이 증명된 셈이다.
정치인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그러나 이 군수는 성찰 대신 부정(否定)을 택했다. 캠프 내에 여론조사의 ABC를 아는 이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승리에 취해 오만함의 최상급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민심의 거울을 깨뜨린 대가는 결국 ‘경선 탈락’이라는 뼈아픈 현실로 돌아왔다.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의 최후
이번 경선 결과는 함평군민들이 더 이상 일방적인 언론 폄하나 오만한 권력의 행태에 휘둘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과학적인 여론조사 결과마저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가짜’로 몰아세우는 구태 의연한 방식으로는 변화하는 민심의 파도를 막을 수 없었다.
이상익 군수의 패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론조사라는 과학적 데이터와 싸울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 속에 담긴 군민의 실망감과 싸웠어야 했다. 정확한 민심을 외면하고 ‘가짜’라는 방패 뒤에 숨으려 했던 이 군수의 오판은 함평 정치사에 ‘민심은 결코 속일 수 없다’는 값진 교훈을 남기게 되었다.
이제 함평은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 민심을 부정하는 정치인이 아닌, 민심을 있는 그대로 읽고 소통하는 정치가 함평에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