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 탑재한 ‘수면 무호흡 기능(Sleep Apnea Feature)’으로 유럽 CE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CE 인증은 ‘Conformité Européenne’의 약자로, 제품이 유럽연합(EU)의 건강, 안전, 환경 보호, 소비자 보호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하는 법적 인증이다. 특히 의료기기를 포함한 헬스케어 제품군은 CE 마크 없이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불가능해, 이번 승인으로 삼성전자는 유럽 34개국을 포함해 총 70개국에 해당 기능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수면 중 호흡 정지, 생명을 위협하는 '침묵의 질병'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증상으로, 피로는 물론 고혈압, 심부전, 부정맥, 뇌졸중 등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약 25%, 여성의 10%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을 앓고 있으나, 상당수가 자각하지 못해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의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기반으로, 혈중 산소포화도(SpO2) 변화를 분석하여 수면 중 무호흡·저호흡 지수(AHI)를 추정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만 22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최소 4시간 이상 수면한 2일치 데이터를 기준으로, 중등도~중증의 수면무호흡 징후를 감지한다.
해당 기능은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통해 작동하며, 의사의 처방 없이도 사용 가능한 일반의약품(OTC) 모바일 의료 앱으로 분류된다.
미국 FDA ‘드 노보’ 등 글로벌 주요 기관 승인 완료
이번 CE 승인 전에도 갤럭시 워치 수면 무호흡 기능은 2023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2024년 미국 FDA의 ‘드 노보(De Novo)’ 승인, 캐나다 보건부(HC), 호주 식약처(TGA), 싱가포르 식약처(HSA), 브라질 식약처(ANVISA)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으며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왔다.
갤럭시 워치 vs 애플워치: 헬스케어 전략의 차별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는 의료기기 수준의 인증 기반 헬스케어 기능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애플의 애플워치는 주로 웰니스(Wellness) 중심의 건강 관리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의료적 질환 진단 보조 기능에서 삼성전자가 한발 앞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애플워치는 사용자의 일상 건강 기록과 운동, 심박수 측정 등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 트래킹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수면이 곧 건강"…삼성, 기술·시장 확장 지속할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CE 승인으로 갤럭시 워치의 수면 무호흡 기능이 유럽 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 70개국에서 제공될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용자가 갤럭시 워치를 통해 수면 건강을 점검하고, 조기에 이상 징후를 인식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