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시론] 기초단체장 3선 도전, 정치공세를 넘어 성과와 선택으로 평가받아야
  • 3선 여부는 유권자가 투표로 심판할 사항이지, 경쟁하는 후보자의 정치공세 대상이 아니다
  • 지방선거의 시계추가 빨라질 때마다 지역 정가에는 어김없이 '3선'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된다. 현직 단체장이 3선 도전을 선언하면 경쟁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장기 집권'과 '행정 독점'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격을 퍼붓는다. 심지어 과거에 본인들이 정치적 수사로 던졌던 3선 반대 발언까지 들춰내며 도덕적 굴레를 씌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은 본질을 비껴간 소모적인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유권자의 선택권'과 지방행정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3선 도전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제도적 합의의 산물을 정치적 낙인으로 변질시켜선 안 돼

    기초단체장의 3선 연임 제한 규정은 하늘에서 떨어진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우리 정치사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대통령의 단임제 혹은 중임제를 결정했듯, 지방자치법상 단체장의 연임을 3기로 제한한 것 역시 여야 간의 치열한 정치적 협상과 사회적 합의에 의해 도출된 하나의 '게임의 룰'이다. 대통령의 권한이 국가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기에 엄격한 제한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초단체장에게도 권력의 비대화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3선 제한'이라는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이 룰 안에서 3선에 도전하는 것은 법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다. 이를 두고 '욕심'이나 '노욕'으로 치부하는 것은 규칙을 지키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를 향해 관중석에서 야유를 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치인들이 선거 국면에서 외치는 3선 반대론은 대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정치 구호'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후보가 3선을 하느냐, 마느냐를 인위적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후보자가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준엄한 평가는 오직 투표권을 가진 지역 유권자들이 내리게 하는 것이다. '고인 물'인지 '익은 술'인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지, 경쟁 후보의 공세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지방 행정의 전문성과 연속성, 지역 발전의 실질적 동력

    기초자치단체는 거대 담론을 논하는 정치의 장이기 이전에 주민의 삶과 직결된 행정의 최일선이다. 대규모 기반 시설 확충, 중장기 도시 재생 사업, 지역 특화 산업 육성 등은 4년 혹은 8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그리고 예산을 확보하며 실행 단계에 접어들 때쯤 단체장이 바뀐다면, 정책의 일관성은 흔들리고 행정력 낭비와 사업 지연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

    3선 도전에 나서는 단체장들은 지난 8년간 쌓아온 행정의 노련함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역의 숙원 사업을 마무리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가진 '경험'이라는 자산은 단순한 인물 교체론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실무적 가치를 지닌다. 유권자들이 현직 단체장의 3선 도전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 또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에게 모험을 걸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능력으로 지역 발전을 완수해주길 바라는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결국 핵심은 '선수(選數)'가 아니라 '능력'이다. 3선을 허용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벌이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해당 후보가 지난 두 임기 동안 주민들과의 약속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4년이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유권자의 판단 능력은 정치권의 우려보다 훨씬 높고 엄격하다. 3선 도전은 결코 '당선증 보증 수표'가 아니며, 오히려 지난 8년에 대한 종합 성적표를 들고 시민들 앞에 서는 가장 혹독한 시험대다. 이제는 3선 도전을 향한 낡은 프레임을 걷어내고, 정책과 성과로 승부하는 성숙한 지방자치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할 때다.
  • 글쓴날 : [26-03-23 20:27]
    • 김송희 기자[opinionvi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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