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기, 6년 만의 신작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출간
  • 러우전쟁을 통해 세계질서의 대전환을 읽다
  • 시사·경제·인문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지닌 저자 최진기가 6년 만의 신작 『최진기의 러우전쟁사』(스마트북스)를 출간했다. 이번 책에서 그는 ‘전쟁’을 렌즈로 세계를 읽는 통찰의 지평을 펼쳐 보인다.

    최진기는 “경제를 모르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인 것처럼, 이제는 세계질서의 변화를 모르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라며 책의 문제의식을 밝힌다. 『러우전쟁사』는 단순한 전쟁 해설서가 아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의 패권 변화, 신냉전 담론의 실상, 세계질서의 재편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작품이다.

    ■ 러우전쟁은 왜 중요한가?

    저자는 세계사의 전환점을 만든 주요 전쟁—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십자군 전쟁, 백년전쟁, 세계대전—에 비견할 만큼 러우전쟁 역시 세계질서를 바꾸는 중대한 분기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러시아가 승리했다”는 도발적인 판단을 내놓는다. 이는 단순한 전황의 결과가 아니라, 전쟁의 구조적 배경, 각국의 전략과 내재적 역량, 전후 세계질서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데 따른 결론이다.

    ■ 전쟁의 원인을 묻다: 1부 ‘발발’

    1부는 러우전쟁의 구조적 원인을 추적한다.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등 핵심 당사국의 선택과 변수에 주목하며, “만약 2020년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이 아닌 트럼프였다면?”, “젤렌스키가 개혁에 성공했다면?”, “푸틴이 집권 초였다면?”, “메르켈이 총리로 남아 있었다면?” 등의 역사적 가정(historical what-if) 을 통해 전쟁의 발발 요인을 다면적으로 풀어낸다.

    또한 ‘루소포비아(Russophobia)’라는 오랜 서방의 반러 정서를 ‘상수’로 설정하고, 러시아와 서구 간의 깊은 불신의 역사적 맥락을 짚어낸다.

    ■ 러시아는 어떻게 승리했는가: 2부 ‘전개’

    2부에서는 전쟁의 실제 흐름과 각국의 전략적 손익계산서를 분석한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10년 동안 치밀하게 전쟁을 준비했고,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후퇴했으며, 우크라이나는 서방 의존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진단이다.

    그는 이 전쟁을 군사적 충돌 그 이상의 ‘대리전 proxy war’이자 문명 간 충돌로 해석하며, 전략적 균형의 축이 이동하고 있는 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 새로운 세계질서의 얼굴: 3부 ‘전환’

    3부는 전후 세계의 권력 지형을 조망한다. 저자는 러우전쟁 이후의 세계질서를 단순한 ‘신냉전’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다극화되고 복잡해진 권력 분산 구조, 즉 정치, 경제, 안보가 각자도생의 궤도로 움직이는 ‘분리된 권역의 시대’로 전환된 것이라 설명한다.

    경제: 달러 패권을 수호하려는 미국 vs 탈달러화를 추구하는 BRICS

    정치: 민주주의의 후퇴와 신권위주의의 부상

    안보: 자국 중심주의, ‘믿을 수 없는 동맹’의 시대

    정치가 경제를 통제하던 냉전적 질서가 무너지고, 정치는 정치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군사는 군사대로 흘러가는 탈동기화(disjointed)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은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깊은 경각심을 준다.

    ■ 약소국에 던지는 묵직한 경고

    최진기는 책 말미에서 “강대국의 외교는 실수가 교훈이 되지만, 약소국의 외교는 실수가 곧 파국”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강대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생존해야 하는 한국 같은 국가가 외교·안보 전략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최진기의 러우전쟁사』는 단순한 전쟁사가 아니다. 이 책은 전쟁을 통해 현재를 관통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살아 있는 국제정치 교양서다. 전쟁의 이면에 숨은 역사, 권력, 문명, 지정학,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이 격변의 시대를 읽는 좌표가 될 것이다.
  • 글쓴날 : [25-06-09 22:09]
    • 장훈남 기자[opinionvi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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