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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장애인 친화형 복지대피소 훈련’ 강릉서 열려

재난사회복지 전문기관 더프라미스(이사장 묘장)가 20일 강원특별자치도 강릉 한국여성수련원에서 국내 최초로 ‘장애인 친화형 복지대피소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의 지원으로 강원특별자치도사회서비스원, 강원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 강원특별자치도사회복지사협회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훈련은 슈퍼태풍 상황을 가정한 실전 모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각장애인 6명과 발달장애인 15명 등 총 21명의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이 직접 이재민 역할을 맡아 참여했으며, DWAT(Disaster Welfare Assistance Team) 강원재난회복지원단 재난복지사 38명이 함께 투입돼 수련원을 대피소로 전환했다. 이들은 △장애유형별 맞춤 돌봄 △심리·정서 지원 △이동·안전 관리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 등을 점검하며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의 존엄과 일상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를 확인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강릉시이룸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 강릉시자원봉사센터, 전석복지재단 등이 협력해 장애인 당사자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지난 13일 원주에서 진행된 ‘노인 친화형 복지대피소 훈련’에 이어 두 번째 리허설 훈련으로, 오는 28일에는 강릉 옥계면에서 ‘지역사회 수요조사 훈련’이 이어질 예정이다.

훈련에 참여한 한 시각장애인은 “시각장애인은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바라밀의 집 소속 차혜숙 재난복지사는 “휠체어 사용법 등 기초 지원기술부터 맞춤 돌봄 방식까지 현장에서 반드시 숙지해야 함을 알게 됐다”고 했다.

더프라미스 김동훈 상임이사는 “재난 대응 체계에서 장애인은 늘 마지막에 고려돼 왔다”며 “이번 훈련은 마지막 약자까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한국형 복지대피소 모델을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NGO 특별협의지위를 보유한 더프라미스는 지난 17년간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재난 약자 지원과 일상 회복 사업을 이어왔다. 동해안 산불 당시 노인이재민 돌봄쉼터,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아동 돌봄쉼터 운영, 영남 산불 시 반려동물 쉼터 개설 등 맞춤형 지원을 진행했다. 해외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현장 등에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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