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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경선은 4선의 정청래 의원과 3선의 박찬대 의원, 두 친명(親明) 인사 간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지난 7월 19일 충청 권역, 20일 영남 권역 순회경선에서 정청래 후보는 각각 62% 안팎의 득표율로 2연승을 거두며 초반 기세를 잡았다. ‘강경 개혁 드라이브’와 ‘당원 주권’을 내세운 메시지가 권리당원들에게 즉각 반응했다는 평가다. 반면 박찬대 후보는 ‘영남 보수 벨트 반전 카드’가 통하지 않으면서 열세를 만회할 동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두 후보가 제시하는 리더십 방향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정청래 후보는 검찰·언론·사법개혁을 3개월 내 추진하고, 공천 혁신과 청년·장애인 전담조직 신설을 내걸며 강력한 추진력을 강조한다. 박찬대 후보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지구당 부활, 디지털 정당 플랫폼 구축 등 절차적 개혁과 ‘중도 확장성’을 앞세워 당의 외연 확장을 노린다. 정 후보가 강성 지지층 결집력과 소셜미디어 파급력을 강점으로 지닌다면, 박 후보는 행정 경험과 조직 관리 능력을 내세운다.
경선 막바지 관전 포인트는 네 가지다. 첫째, 전체 득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40만 권리당원 표심이다. 박 후보는 인천 지역구를 기반으로 ‘수도권 반전극’을 노린다. 둘째, 모바일·ARS 투표 비중이 50%를 넘는 온라인·전화 투표의 변동성이다. 2030·40 세대의 선호 변화가 막판 뒤집기를 가능하게 할 유일한 통로다. 셋째, 이재명 대통령의 ‘명심’, 권리당원의 ‘당심’, 일반 유권자의 ‘민심’이 어떻게 조응하느냐다. 대통령이 공식적 중립을 유지하고 있지만, 암묵적 시그널이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넷째, 차기 지도부가 국회 개혁입법 처리와 내년 지방선거 공천 규칙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강대 강’ 노선과 ‘관리형’ 노선의 적합성을 두고 당내 토론이 격화되고 있다.
시나리오별 파장도 크다. 정청래 후보가 60% 이상 득표로 압승하면 ‘강경 개혁 노선’이 힘을 얻는 대신 비명계의 반발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박찬대 후보가 수도권 표심을 묶어 격차를 5%포인트 안으로 좁히면 당내 절충형 지도체제와 외연 확장 전략이 힘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득표율이 극단적으로 벌어지면 상대 진영의 정치적 타격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출마나 당내 분화가 우려된다.
결국 초반 흐름만으로는 정청래 후보가 승기를 굳히는 듯 보이지만, ‘수도권·온라인’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명심이 곧 당심”이라는 공식이 완성된다. 박찬대 후보는 ‘확장성’이라는 단 한 장의 카드로 수도권과 MZ 권리당원의 변심을 끌어내야 한다. 8월 2일 전당대회는 친명 내부의 힘겨루기를 넘어 이재명 정부 후반기 국정 동력과 2026년 지방선거 전략의 향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