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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안공항 참사 : 끝까지 조종간을 붙든 조종사의 헌신과 비극, 그리고 정치적 책임의 교훈



2024년 12월, 제주항공의 무안공항 참사는 180여 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비극으로, 우리 사회에 깊은 충격을 남겼습니다. 이 참사 속에서도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을 도모한 조종사의 헌신은 잊어서는 안 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비행시간 6000시간 이상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 조종사는 조종사로서의 사명감과 헌신으로,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의 용기와 책임감은 비극 속에서도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의 헌신만으로는 이 참사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문제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위험 요소였습니다. 공군 제1전투비행단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고, 광주공항의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통합하는 계획이 추진된 이유도 바로 이런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만약 이 계획이 실현되었다면, 조류퇴치 인력과 시설이 강화되고, 무안공항의 안전 관리 체계가 더 철저히 갖춰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군 제1전투비행단 이전은 일부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지연되었습니다. 지역 갈등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공공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이는 안전 강화를 위한 정책적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고, 결국 이번 비극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정치권이 이번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웨딩 사진과 취업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쓰이는 가슴 아픈 현실은 사고의 충격을 더욱 키웠습니다. 조종사는 둔덕으로 보이는 흙 언덕이 비행기를 멈춰 세워줄 것이라 믿고 조종간을 붙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철근콘크리트 장벽이 숨겨져 있었던 이 둔덕은 오히려 비행기 폭발을 일으킨 치명적 요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지역 갈등과 정치적 이익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공군 제1전투비행단 이전과 같은 중요한 안전 정책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정치권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광주와 전남 시민들의 비극이 헛되지 않도록, 항공 안전 강화와 정책적 책임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참사는 단순한 사고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와 정치권의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드는 경고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조종사의 헌신과 희생된 시민들의 아픔을 기억하며, 우리는 모두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길로 나아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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