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서울신문 인구포럼’ 축사를 통해 한국이 맞닥뜨린 인구위기를 “압축성장의 결과로 맞이한 압축소멸의 위기”라고 진단하며, 이를 타개할 중장기 인구전략의 방향을 제시했다.
주 부위원장은 “2026년부터 시행될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초저출생·초고령화·초기술사회에 대한 종합적이고 혁신적인 대응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3대 대응과제와 2대 추진원칙 중심 전략 추진
주 부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인구전략의 방향을 3대 정책 분야(① 초저출생 대응, ② 초고령사회 대응, ③ 초기술 기반 인구테크 육성)와 2대 추진 원칙(① 국민 참여, ② 정책 평가 및 환류체계)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저출생 대응: 맞돌봄·사교육비 절감·인식 개선 병행
먼저 저출생 대응 전략으로는, 일·가정양립 지원 강화, 양육비 부담 완화, 주거 지원 확대 등 기존 ‘6·19 대책’의 핵심 과제를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영업자·플랫폼 노동자 등 육아휴직 사각지대 해소,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단기 육아휴직 등 맞돌봄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아동수당의 단계적 확대와 함께 사교육비 경감, 수도권 집중 완화 등 구조적 제약도 정책 대응에 포함될 예정이다.
주 부위원장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강요하지 않는 ‘넛지형’ 홍보 전략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초고령사회 대응: 계속고용·AIP 실현·생산성 제고
고령사회 대응 전략에서는 계속고용 제도화, 노인연령 기준 재설정, 지역사회 중심 돌봄 강화 등을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정년 이후에도 일하는 인구가 이미 77만 명을 넘는다”며, “사회적 흐름이 된 계속고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노인연령 기준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인이 현재 거주지를 벗어나지 않고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재가 중심 통합 돌봄 체계(AIP, Ageing In Place)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민 확대와 생산성 향상도 병행 과제로 언급됐다. 주 부위원장은 “초고령화의 가속으로 인구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민 정책과 기술기반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구테크 육성: Fertility-Tech + Age-Tech 산업 본격 지원
이번 포럼에서 주 부위원장은 새로운 개념인 **‘인구테크(Population-Tech)’**를 제시하며, AI·바이오 기반의 저출생 및 고령사회 대응기술 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다.
인구테크는 △난임 예방·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Fertility-Tech와 △고령자의 건강·일상 지원을 위한 Age-Tech를 포괄한다.
정부는 에이지테크 분야의 핵심산업으로 AI 돌봄로봇, 디지털의료기기, 노인성 질환 치료, 재생의료, 스마트홈케어 등을 선정하고, 5월에는 민관 협의체인 ‘에이지테크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정부는 이 분야에 R&D 3,900억 원, 디지털 대전환 플래그십 프로젝트 3,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보조생식술, 가임력 보존 기술 등 난임 관련 기술 개발에도 5년간 455억 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국민 참여와 정책 평가… “정책은 실행력이 생명”
주 부위원장은 5차 기본계획 수립에 국민 참여를 강화하겠다며, 특히 청년·청소년 세대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책은 만드는 것보다 실제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철저한 정책 평가 및 환류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현재 이미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 15개 핵심지표를 설정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실적을 평가하는 체계를 가동 중이다. 향후에는 출산율뿐 아니라 건강수명, 노인빈곤율, 자살률 등 다양한 삶의 질 지표를 정책 목표로 설정해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지지와 민간 협력이 전제돼야”
주 부위원장은 “인구문제 해결은 정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과제로, 국민, 언론, 학계, 산업계가 함께 포용과 지지를 기반으로 협력하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차 기본계획은 올해 중 공개되며,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대한민국 인구정책의 종합적 실행계획으로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