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미국 정부의 재정 정책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달러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핏은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 서한에서 “재정적 무책임이 지속된다면 종이 화폐의 가치는 쉽게 증발할 수 있다”며 통화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어왔으며, 현재의 재정 운용이 통화 안정성과 국민의 구매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정 수익 채권은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전통적인 채권 자산의 한계를 강조했다.
이와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핏은 미국 경제의 기본 체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미국 경제를 "끝이 없는 선로를 달리는 기차"에 비유하며, 가끔 탈선이 발생하더라도 자본주의 시스템과 생산성의 견고함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버핏의 이런 입장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산운용 방식에도 드러난다. 2024년 말 기준 회사는 총 3,340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역사상 최대 수준이다. 그는 이는 시장의 고평가와 미국 주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94세를 맞은 버핏은 곧 CEO 자리를 그렉 아벨 부회장에게 넘길 계획이다. 그는 “아벨은 자본 배분에 있어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며 차기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밝혔다.
버핏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통화 가치 하락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보다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