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출신 리사 머코스키(Lisa Murkowski) 연방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두려워도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혀 미국 정가는 물론 한국 정치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코스키 의원은 15일(현지시간) 앵커리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우리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한 뒤 약 5초간 멈춘 뒤 “그러나 우리는 지금껏 가본 적 없는 시간과 장소에 있다. 보복은 실제로 존재하며, 이는 옳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특히 그녀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로 유권자들이 내게 요청한 일”이라며 “그토록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정당이 아닌 국민과 지지자를 중심에 둔 정치 철학을 명확히 했다.
머코스키 의원의 이 같은 소신은 한국 정치 현실과 강한 대조를 이룬다. 한국에서는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당 지도부, 특히 당대표의 지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줄을 서는 문화가 여전히 강하다. 당대표의 공천권과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한국 정치 구조상, 의원 개개인이 유권자의 이익보다 당의 입장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머코스키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드물게 당의 주류 흐름에 맞서 온 공화당 내 소수파다. 그는 2021년 트럼프 탄핵안에 찬성한 7명의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이었으며, 보수 진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케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인준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최근 대선 국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고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도널드 트럼프의 당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당을 떠나는 것까지 고민했지만, 끝내 당 내에서 독립적 목소리를 내는 길을 택했다.
현재 4선 의원인 머코스키는 2028년 재선을 앞두고 있다. 정당 중심이 아닌 유권자 중심의 정치를 실천하는 그녀의 정치 철학은 갈등과 줄서기에 지친 한국 정치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