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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홀런 상원의원, 엘살바도르서 추방된 미국인과 극적 회동… “적법절차 보장돼야”

메릴랜드 출신 킬마 아르만도 아브레고 가르시아 씨의 부당추방 논란, 미-엘살바도르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
크리스 밴 홀런 미국 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이 17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킬마 아르만도 아브레고 가르시아 씨를 직접 만나 그의 신변을 확인했다. 아브레고 가르시아 씨는 지난달 연방 법원의 보호명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엘살바도르로 강제 추방된 인물로, 이번 만남은 국제적 인권 논란 속에서 성사됐다.

밴 홀런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이날 오후 개인적으로 머물고 있던 산살바도르 시내 호텔에서 아브레고 가르시아 씨와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공개했다. 당초 엘살바도르 교도소 수감 중인 그를 직접 면회하려 했지만, 현지 군 당국에 의해 교도소 출입이 저지된 바 있다.

밴 홀런 의원은 “아주 단순한 인도주의적 요청이었고, 아브레고 씨의 안전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다”며 “미국에서 불법적으로 납치되다시피 추방된 뒤로 아무도 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밴 홀런 의원의 방문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가 건강하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제 엘살바도르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부켈레 대통령은 자국이 추방 이민자 구금을 조건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600만 달러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언급해 파장을 낳았다.

미 백악관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관여하지 않는다. 법무부에 물어보라”고 선을 그었고,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밴 홀런 의원의 행동은 자국민에 대한 공감도, 상식도 없는 무책임한 행보”라고 비난했다.

이 사건은 미국 내 이민 정책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강경 노선과 사법 절차 무시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은 불법 이민에 대한 지나친 동정으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룸에 메릴랜드 주민이자 2023년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에게 살해된 레이첼 모린 씨의 어머니 패티 모린을 배석시키며, 사건을 이민정책의 정당화 근거로 강조했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이민자는 미국 태생 시민보다 범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밴 홀런 의원은 “모린 씨의 죽음은 참혹한 비극”이라며 “갱단 범죄 척결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히면서도, “아브레고 씨의 사건은 적법절차의 문제이며, 핵심은 그가 미국 법원에서 공정하게 심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인권 사례를 넘어, 미국의 이민정책과 외교 관계, 그리고 사법체계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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