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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캡쳐 |
작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조직한 활동가 모흐센 마흐다위(30대 중반)가 지난 월요일, 버몬트주 이민국에 의해 전격 구금됐다. 그는 미국 시민권 취득 관련 면담을 위해 해당 기관을 방문한 상태였다. 그의 변호인은 "체포는 아무런 경고 없이 이뤄졌으며, 그의 권리를 침해한 부당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구금 사실이 알려진 직후, 그의 어머니와 누나, 변호사들은 콜체스터 소재 이민국을 수소문하며 마흐다위를 찾아 나섰다. 변호인단은 그가 더 보수적인 관할로 이송되어 추방절차가 가속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버몬트 연방 법원에 긴급 가처분을 신청했고, 윌리엄 K. 세션스 3세 판사는 그의 추방 및 타주 이송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정보는 이민국에만 있고, 변호사들은 속수무책"
변호인 루나 드루비는 “연방 당국은 의도적으로 구금자의 소재를 은폐해, 적절한 법적 대응을 차단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이는 최근 유사한 방식으로 구금된 최소 4명의 대학 시위자와 동일한 전개 양상이라고 밝혔다.
마흐다위는 요르단의 서안지구 난민캠프 출신으로, 2014년 미국에 이주하여 약 10년간 영주권자 신분으로 생활해왔다. 그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철학 학사 학위를 마쳤으며, 오는 가을 국제관계대학원 석사 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범죄 혐의 없음…표적된 이민 단속”
그는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법 조항을 근거로, 그의 체류가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컬럼비아대의 또 다른 팔레스타인계 학생인 마흐무드 칼릴의 사례와 동일하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마흐다위는 캠퍼스 내에서 ‘다르: 팔레스타인 학생회’를 공동 설립했으며, 이후 ‘아파르트헤이트 철수(Apartheid Divest)’ 연합체를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학교 자산 철수를 촉구하는 활동을 주도했다. 그는 올해 3월, 신분상의 이유와 불교 신자로서의 신념을 이유로 활동에서 한발 물러섰다.
“사랑에서 동기 얻는다”…학생, 활동가, 평화주의자
그는 CBS ‘60 Minutes’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군인에 의해 친구가 사망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 나의 동기는 증오가 아닌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는 컬럼비아 불교학생회 회장직을 2년간 역임한 바 있다.
그의 친구 마이키 바라츠는 마흐다위를 "깊은 공감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이스라엘 출신인 나와 수시간에 걸쳐 대화하며, 서로의 삶과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하려 했다”고 회고했다.
정치적 파장…버몬트 의원들 “즉각 석방해야”
버니 샌더스(무소속), 피터 웰치(민주당), 베카 발린트(민주당) 상·하원의원은 공동성명을 통해 “마흐다위는 미국의 합법적 거주자이며, 법에 따라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번 체포는 비도덕적이고 비인도적이며 불법”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현재 마흐다위는 여전히 버몬트주에 구금 중이며, 변호인단은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컬럼비아 대학교 측은 연방법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마흐다위의 사례는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이 미국 내 이민 정책과 충돌하며 빚어낸 대표적 사례로, 향후 정치적 논란과 법적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