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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단체장의 실력, 지역의 미래를 가른다

행정가 아닌 ‘비즈니스형 리더’가 필요한 시대
지방자치는 더 이상 행정만 잘하는 단체장을 요구하지 않는다. 시대는 변했고, 지역의 문제는 복잡해졌다. 단체장은 이제 행정 처리자가 아니라 지역을 일으킬 ‘비즈니스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 경제를 읽고, 기회를 만들고, 사람과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이 없다면, 지역은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도심을 걸어보면 현실은 냉혹하다. 한 집 걸러 ‘임대’라는 팻말이 붙은 사무실, 비어 있는 상가, 한산한 거리. 사람이 떠난 도심을 보며 중앙정부 탓, 불경기 탓만 하기엔 단체장의 책임도 크다. 변화를 읽고, 전략을 세우고, 실질적인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능력이 단체장에게 필요한 때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는 ‘준비되지 않은 인물’이 단체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호남과 영남 지역은 뿌리 깊은 지역주의 투표 성향으로 인해 검증 절차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 정당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다시피 한 구조 속에서 후보자의 자질, 정책 비전, 실행 능력은 뒷전으로 밀린다.

정치인 스스로도 돌아봐야 한다. 능력과 철학 없이, 지역을 위한 실질적 준비 없이 출마하는 것은 지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단체장은 명예직도, 정치 경력 쌓기 위한 디딤돌도 아니다. 지역을 살릴 전략과 실행 능력을 갖춘 자만이 맡아야 할 자리다.

국회의원이 법과 제도를 다루는 입법자라면, 단체장은 그것을 지역에 맞게 적용하고 실현하는 실무 책임자다. 복지, 교육, 도시계획, 문화, 일자리 창출 등 모든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한다.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단체장의 무능은 곧 지역의 침체다. 경쟁력 있는 단체장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외부 자본과 인재를 유치하며, 주민 삶의 질을 높인다. 하지만 무능한 단체장은 지역 발전을 정체시키고, 기회를 놓치며, 미래를 소모시킨다.

지방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누가 행정을 잘할 것인가’보다, ‘누가 지역을 성장시킬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할 때다. 단체장은 지역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다. 이제는 일할 줄 아는 사람, 사업할 줄 아는 사람이 나서야 한다.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자. 말이 아니라 실력을 보자. 단체장이 바뀌면 지역이 바뀐다. 지역이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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