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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전면전 돌입… 세계 경제에 먹구름 드리우는 강대강 충돌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관세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20%의 관세에 더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25%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84%에서 125%로 인상했다. 양국 모두 물러설 기미 없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며, 세계 양대 경제 대국 사이에 고조되는 긴장감이 국제사회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토요일부터 새로운 관세가 발효된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모든 수출품에 대해 최소 14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와 같은 무역 보복 조치는 양국 간 경제적 압박을 넘어 정치적 계산이 깔린 조치로 분석된다.

관세 전쟁이 격화되자 금융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아시아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되었고, 유럽의 Stoxx 600 지수는 약 1% 하락했다. 미국 S&P 500 지수는 장 초반 상승 출발이 예상되었지만, 향후 큰 폭의 변동성이 우려되고 있다. 고율 관세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각국 경제에 연쇄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번 관세 전쟁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집단은 미국 내 농업 종사자들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산 대두,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의 최대 수출국이었으며, 이번 보복관세로 인해 미국 농민들은 주요 시장을 잃게 되었다. 특히 공화당 지지 기반인 중서부 지역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진영의 전략에 변수를 던질 수 있다.

무역 전쟁의 본질은 단순한 수출입 문제를 넘어선다. 이는 기술 패권, 글로벌 시장 주도권, 정치 리더십의 향방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바탕으로 단기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나, 고물가에 대한 부담과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반면 중국은 강한 정치 통제력을 기반으로 한 장기 전략을 앞세우고 있으며, 대내적으로 내수 중심의 ‘쌍순환 경제’를 구축해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역시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외자 유출 가능성이나 위안화 불안정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관세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양국 모두 피해를 입게 되며, 세계 경제 전체가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더 탄탄한 전략적 체력을 바탕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무역전쟁의 최종 승자는 지금 당장 결정되기 어렵지만, 결국 더 많은 인내심과 전략적 명확성을 가진 국가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강대강으로 치닫는 관세 전쟁의 파장은 단순히 미중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경제가 받는 충격,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까지 고려할 때, 이번 갈등은 글로벌 경제 질서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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