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7.7의 지진은 1,7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고, 그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대응 속도와 범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여러 국가들이 신속하게 긴급구호와 구호물자를 보내며 지원하고 있지만,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관대한 대외 원조를 제공했던 미국은 상대적으로 더딘 대응을 보였다.
미국의 제한적 원조와 해체된 구호 조직
미국은 미얀마에 대해 200만 달러 규모의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는 미얀마 내의 인도주의 단체들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하지만 미얀마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해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 전체적으로 느리고 제한적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면서 그 기관의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이로 인해 미얀마에 대한 재난 대응이 더욱 늦어졌고, 미국의 구호 활동에 참여하고 있던 인도주의적 지원팀의 인력 감축이 이루어졌다.
미국의 해외 원조 기구인 USAID는 미얀마 지진 발생 후 즉각적으로 원조를 제공할 준비를 하던 중, 그 기관의 주요 직원들이 해고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방콕 등 아시아 지역에서 재난 대응을 담당하던 직원들이 해고되어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에 큰 차질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SAID는 여전히 비상 물자와 식량을 제공할 수 있는 창고가 위치한 두바이와 말레이시아에서 구호물자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군사 정권의 통제와 물류상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구호 활동은 한계에 부딪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신속한 지원
이에 비해 중국은 빠르게 구호 대책을 실행에 옮겼다. 중국은 1,400만 달러의 구호 기금을 지원하고, 126명의 구조대원과 6마리의 구조견, 의료 키트, 드론, 지진 감지기 등을 보내며 미얀마의 피해 지역에 투입됐다. 중국의 수색 구조대는 미얀마의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구조 활동을 벌였다.
또한, 중국은 미얀마 군사 정권과의 관계가 우호적이기 때문에 구호 활동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구호물자와 구조 인력을 보내며, 미얀마의 재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신속한 대응은 미국의 비교적 제한적인 지원과 대조적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구호 활동 지연 이유와 영향
미국의 지진 대응은 그 속도와 범위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원조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USAID의 대대적인 해체와 관련이 있다. 이로 인해, 미얀마와 같은 재난 상황에 대한 미국의 지원 능력이 제한되었으며, 여러 구호팀의 해고와 인력 감축은 미국의 전통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에 큰 타격을 입혔다.
미국의 구호 활동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외교 정책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마이클 쉬퍼 전 USAID 아시아 담당 국장은 "미국이 나타나지 않고 중국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국제 사회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얀마 내에서 발생한 정치적 상황과 군사 정권과의 관계가 미국의 원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사 정권은 서방의 원조에 대한 불신을 표명하고,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의 지원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미얀마 군사 정권과의 긴장 속 구호 활동
미얀마 군사 정권은 2021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이후,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 및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로 인해, 국제 사회는 미얀마에 대한 지원을 보내는 데 있어 큰 난관을 겪고 있다. 특히, 미얀마의 군사 정권이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일부 전문가들이 군부가 이 자금을 전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얀마 군사 정권은 지진 발생 몇 시간 만에 외부 원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 전문가들은 군사 정권에 의한 자금 전용을 우려하며, 원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에서의 인도적 위기는 군부와의 싸움으로 인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 사회의 구호 활동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얀마 주민들의 고통과 구호의 한계
미얀마에서 지진 피해가 심각한 만달레이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군인들의 무관심한 태도에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군인들이 무너진 건물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며 구호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직접 손으로 잔해를 치우며 구조 작업을 벌였다. 또한, 미얀마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인해 군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지역에서는 긴급구호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부의 공습이 원조를 받는 주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기기도 했다.
미얀마 주민들은 외부 원조가 군사 정권에게 이익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며, 해외 지원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은 "우리는 지금까지 4년 동안 저항해 왔고,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스스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국제 사회의 구호보다는 자국 내의 자력 구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론: 국제 사회의 책임과 향후 대응
미얀마 지진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구호 활동은 국가 간 정치적 긴장과 복잡한 상황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 군사 정권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지원에 나섰지만, 미국은 제한적이고 지연된 대응을 보였다. 미얀마의 정치적 상황과 군사 정권의 장기적인 통제 아래에서 해외 원조는 제대로 전달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향후 국제 사회는 미얀마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으며, 군부의 전용을 방지하고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