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세 번의 도전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최근 그녀의 인기는 다시 급상승하고 있지만, 만약 월요일에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그녀는 프랑스를 이끌기 위한 선거에 참여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르펜은 이러한 상황을 "정치적 죽음"과 "국민의 의지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프랑스 제5공화국이 점점 더 기능을 상실하는 시점에 큰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최후 변론에서 "우리는 정치 무대가 아닌 법적 무대에 있으며, 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며 법의 원칙을 강조했다.
또 다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유력 정치인들은 마린 르펜에 대한 선거 금지가 강경 우파의 세력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프랑스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제럴드 다르마냉 전 내무부 장관은 "마담 르펜은 투표함에서 싸워야 한다"며, 정치적 결정을 법적 절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56세의 마린 르펜은 반이민 정당을 이끌며, 과거 반유대주의에 뿌리를 둔 국민전선을 국민집회로 이름을 바꿔 현재 프랑스 국회에서 가장 큰 단일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그녀는 유럽연합 기금 약 48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는 유럽 의회에서 출석하지 않고 "보좌관들"에게 노쇼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르펜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르펜의 변호인들은 그녀가 공직 출마를 자동으로 금지할 수 있는 2016년 법이 당시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연루된 사람들은 유럽 의회 직원이 아닌 정치 보좌관들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르펜에게 5년 형을 구형했으며, 이 중 3년은 집행유예로 선고되었고, 300,000유로(약 325,000달러)의 벌금과 5년간 공직 출마 금지 처분이 요구되고 있다.
설령 르펜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판사들은 공직 출마 금지를 면제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금지가 부과된다면, 그녀는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되며, 이는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제한으로 인해 대선 후보에 부재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르펜은 2012년, 2017년, 2022년에 대선에 출마하며 득표율을 꾸준히 높여왔으며, 현재 2027년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국민연합은 르펜의 자격 박탈 가능성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르펜의 후계자로 지목된 29세의 조던 바르델라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녀는 부적격하지 않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이민 우파 세력이 유럽에서 강력히 부상하는 가운데, 르펜은 여전히 2027년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마크롱은 강력한 당을 구축하지 못한 채 공백을 만들었고, 이를 채우려는 정치인들이 분주히 대선 야망을 품고 있다.
한편, 르펜의 자격 박탈이 이루어진다면, 2027년 대선은 거의 40년 만에 처음으로 르펜이 투표용지에 등장하지 않는 선거가 될 것이다. 이 상황은 유럽 내 극우 정치의 미래와 민주주의의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