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니아는 1991년 Carel Boshoff를 중심으로 아프리카너 전통과 문화 보존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아프리카너들은 정치적 영향력 상실과 함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위기를 느꼈고, 이에 대응해 외부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생활 방식을 구축하고자 했다. 오라니아는 이러한 배경에서 공동체의 자치권과 독립성을 최우선으로 삼았으며, 아프리카너 문화와 언어, 종교적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요새로 자리 잡았다.

오라니아는 아프리카너들의 언어와 전통, 종교적 가치관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마을 내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오직 아프리칸스어(Afrikaans)이며, 교육 시스템 또한 아프리카너 문화와 역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민들은 외부 노동력을 고용하지 않고, 농업과 제조업, 서비스업을 스스로 운영하며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자립을 넘어, 아프리카너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철학적 선택이기도 하다.

오라니아의 경제 운영 방식은 남아공 내에서도 독특하다. 주민들은 남아공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 동시에 마을 운영을 위한 별도의 지역세와 서비스 요금을 부담한다. 또한, 자체 화폐인 "오라(Orania Ora)"를 통해 지역 내 자본 순환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토지 역시 개인 소유가 아닌 오라니아 공동체 신탁이 관리하며, 장기 임대 형태로 제공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경제적 독립성을 강화하고, 외부 경제적 변동에 덜 민감하게 만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오라니아는 높은 수준의 치안을 자랑한다. 마을 내 범죄율은 남아공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주민들 스스로 자치경찰 역할을 맡아 지역의 안전을 유지한다. 이러한 치안 체계 덕분에 주민들은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오라니아는 자급자족 모델과 청정 에너지 도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과 친환경 기술 도입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있으며, 자체 화폐 시스템을 통해 경제적 독립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와의 단절로 인한 인구 증가 제한과 노동력 부족, 경제적 확장성의 한계도 존재한다. 특히 인종적·문화적 배타성에 대한 비판은 오라니아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마을의 미래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 있다. 문화적 고립을 유지하며 자립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 확장과 현대화를 도모할 것인가. 외부 인재 유입과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경제적 다변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라니아가 어떤 길을 택하든, 그 행보는 남아공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

오라니아는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무소속 정치인들이 주로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너(Afrikaner) 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하며, 마을의 자치와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라니아의 정치적 입장은 아프리카너 문화와 정체성 보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남아공의 주요 정당들과는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아프리카너들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들(예: 프리덤 프론트 플러스, Freedom Front Plus)이 존재하지만, 오라니아는 이러한 정당들과도 공식적으로 연계되지 않는다. 대신, 마을 내부의 공동체 신탁과 지역 위원회를 통해 독자적인 정치적 결정을 내린다.

오라니아의 정치적 운영은 공동체 신탁(Community Trust)과 지역 위원회(Local Council)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공동체 신탁은 마을의 토지와 자원을 관리하며, 지역 위원회는 마을의 일상적인 운영과 정책 결정을 담당한다. 이들은 주민들의 참여와 합의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며, 이 과정에서 특정 정당의 영향력보다는 지역 공동체의 이익이 우선시한다.

이러한 구조는 오라니아가 남아공의 전통적인 정당 정치와는 다른 독자적인 정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이는 마을의 자치와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오라니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던케이프 주 동쪽 경계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렌지 강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케이프타운에서 약 871km, 프리토리아에서 약 680km 떨어진 곳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라니아는 자립과 전통, 그리고 변화 사이에서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